가족같은 분식집

단골 분식집에 갔을 때 일입니다.

주인 아줌마가 같은 동네 사람이라 웃으며 인사를 하고 들어갔습니다.

그때 갑자기 ' 부아앙!! ' 굉음이 들리더니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오토바이 한대가 섰습니다.

오토바이에서 곰같은 덩치의 아저씨가 내려서 분식집으로 들어오더군요.

한 40대로 보이는 아저씨였는데 떡 벌어진 어깨에 각진 얼굴이 정말 무섭게 생긴 아저씨 였습니다. 심지어 컬투형님들보다 머리크기까지 컸습니다.

아저씨는 생김새 그대로 거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.



" 아줌마!! 아줌마 여기 순대 1인분!! "



저는 괜히 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것 만으로도 소심해지더군요. 저는 모기만한 목소리로 주문했습니다.



" 아줌마 저도 순대 1인분요. "



잠시 후 아줌마가 순대 2접시를 가져와 놓았습니다.

저는 행여 젓가락 소리가 시끄러울까 하는 쓸대없는 걱정을 하며 조심조심 먹으려했습니다.

그런데 갑자기 아저씨가,



" 아줌마!!!!!!!!!!!!!!!! "



분식집이 울리도록 버럭 소리쳤습니다!

저는 깜짝 놀라서 동작그만이 됐고 아줌마도 놀랐는지 황급히 왔습니다.



" 아니 왜 그러세요? "

" 아줌마! 왜 쟤는 많이주고 나는 이것 밖에 안줘! 아줌마!! "



알고보니 평소에 제가 단골에 동네사람이라 늘 좀 더 줬었는데 아저씨가 그걸 보고 버럭 소리를 지른거 였습니다.

저는 곰같은 아저씨가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니 너무 무서고, 괜히 그게 내 잘못 같기도 해서 어쩔줄을 몰라했습니다.

제발 아줌마가 저 아저씨한테 순대를 더 주기만을 빌었습니다. 아니면 제 순대접시랑 바꾸던지요.

그러나 분식집 경력 10년이 넘어가는 아줌마의 포스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.



" 아유~ 아저씨. 아저씨꺼가 1인분 정량이에요. 아들 같은 학생 조금 더 준거 가지고 뭘 소심하게 그러세요~ "



헉! 순간 아저씨의 표정은 굳어졌고 분식집 공기는 싸늘해졌습니다.

잠시 후 아저씨가 입을 열려 할때 전 아저씨가 욕설을 내뱉을 줄 알았습니다.

하지만 아저씨는 제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했습니다.



" 엄마!!!!!!!!!!!! "



오잉??



" 엄마! 나도 좀 더 줘요! 엄마!! "



갑자기 아저씨가 아줌마를 엄마라고 부르는 것이었습니다!

제가 보기엔 아저씨 나이가 더 많아 보였는데요!

저도 모르게 저는 웃음이 나왔고, 아줌마도 헛웃음을 짓더니 순대를 좀 더 가져다 주더군요.

그러자,



" 엄마! 엄마 짱이야! 엄마!! "



정말 웃겼습니다. 아저씨는 먹는 내내,



" 맛있다 엄마! 최고다 엄마! 순대 이쁘게 썰었다 엄마! "



하며 계속 엄마를 불러댔고, 아줌마도 재밌으셨는지 떡볶이 한접시를 서비스로 갔다주더군요.



" 아이고 우리 아들 잘 먹네! 많이 먹어 우리 아들! "

" 이야~ 역시 엄마가 짱이야! 엄마!! "



저는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실실 웃고 있는데 그 아저씨가 저를 보며,



" 형!! 형도 같이 먹자 형!!! "

Posted by 글쟁이

2010/06/30 11:53 2010/06/30 11:5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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